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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과 언론의 관계

by 포도당님 2022. 5. 26.

정치권력과 언론은 공생관계다. 무엇이든 주목해야 하는 언론과 어떻게든 주목바다야 하는 정치권력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만족시킨다. 정치권력이 악어라면 언론은 그의 입 속을 들여다보는 악어새라고 볼 수 있겠다. 이들의 공생은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는 여러 정책들을 탄생시킨다. 동시에 그것이 사회에 무리 없이 정착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최근 이 둘이 공생이 아니라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치와 언론의 신뢰도는 동반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미디어 신뢰도는 44%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낮은 33%다. 에델만은 대한민국을 '믿지 못하는 지역'으로 분류했다. 정부 신뢰도에 대해선 '심각한 붕괴 수준'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의 뉴스가 뉴스답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란 말 글대로 새로운 것을 의미한다. 뉴스에서 새로운 것이란 특종과 같은 사실 보도는 물론 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까지 포함한다. 그런데 최근의 언론은 이러한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력에 대해서 그렇다. 최근 팟캐스트와 같은 자유로운 정치토론의 장이 각과을 받는 이유가 다른 것이 아니다. 바로 그곳에 기존 언론에서 들을 수 없는 '새로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성역'이 없다. B급 정서의 정치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 '나꼼수'가 민주언론상을 수생했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기존의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치권력에 있다. 보여줄 것보다 가릴 것이 더욱 많을 때 그들은 입을 다문다. 언론이 활동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심지어 입 안에 들어오는 순간 잡아먹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악어새는 최선을 다해 입 안을 비추려 노력하지만 결국 악어의 위협에 날개짓을 멈추고 만다. 새로울 수도 깊어질 수도 없다. 뉴스는 자연스레 녹슨다. '시사매거진 2580'의 국정원 관련 보도가 예고까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불방된 것은 현재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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